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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963의 지난 행사 안내입니다.

전시
다니엘 보이드 <항명하는 광휘>종료
  • 날짜2019.12.13 ~ 2020.02.29
  • 장소국제갤러리 부산점
  • 시간10:00 - 18:00 (매주 월요일 휴관)
  • 주최주관국제갤러리 부산점
  • 티켓가격무료
  • 문의051-758-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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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소개
  • 갤러리

항명하는 광휘

 

찰나의 신비로운 순간 진동한다, 파도의 모양새로, 그녀의 파도의 모양새로, 

멀리 떨어진 두 지점이 솟아오른다, 하나의 동굴 그리고 하나의 동굴

별의 입맞춤이 그린 무지개, 인류학자의 증인이 되어

합일의 지점에 진입하고

미래의 점괘가 나뉜다. 

 

- 다니엘 보니드

 

국제갤러리는 2019년 마지막 전시로 12월 13일부터 2월 29일까지 부산점에서 호주 작가 다니엘 보이드(Daniel Boyd)의 국내 첫 개인전 《항명하는 광휘(Recalcitrant Radiance)》를 개최한다. 그간 작가는 작업을 통해 호주의 탄생 배경 등에 대한 기존의 낭만주의적 개념을 경계하고 의심하며 일방적인 역사관이 놓친 시선을 복원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 현 세계의 질서를 재고할 수 있는 다니엘 보이드의 이러한 작업관이 담긴 신작을 선보인다. 

 

‘심연의 경험은 그 심연의 안과 밖에서 이루어진다’는 프랑스 철학가 에두아르 글리상(Édouard Glissant)의 말에서 출발하는 본 전시는 빛과 어둠, 지식과 무지, 정보와 비정보(non-information) 등의 양극 사이에서 진동하는 작가의 신작 회화로 꾸려진다.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호기심을 놓치지 않는 작가는 인류의 집단적 지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란 바로 복수성(plurality)이라 강조한다. 그에 따라 역사란 결국 주관적으로 규범화된 서사라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유럽중심적 사고와 관점으로 서술된 역사를 끊임없이 반문한다. 특히 작가는 호주 원주민 출신이라는 자신의 배경에 기대어 호주의 역사를 새로운 관점으로 꾸준히 재해석해왔는데, 호주의 역사 형성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한 다양한 이미지를 차용해 회화를 제작하곤 한다.

 

《항명하는 광휘》에서 소개하는 작품들 역시 역사적 관점의 정상성을 재고하는 맥락 하에 놓인다. ‘태평양 미녀’에 대한 관습화된 표현양식을 다양하게 변주해 그려냄으로써 ‘미美’의 규범화된 개념 및 재현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가 하면 바누아투(Vanuatu) 펜테코스트 섬(Pentecost Island) 원주민의 모래 드로잉을 재현하면서는 역사의 궤적을 시각화한다. 증조할아버지의 고향이었던 펜테코스트 섬에 어느 익명의 원주인이 오래전 남긴 모래 드로잉을 연구한 후대 인류학자의 사료를 오늘날 공부하여 제작한 이 드로잉을 통해서 작가는 자신의 뿌리를 추적함과 동시에 다양한 시간대를 아우르고자 한다. 또한 호주의 초기 식민시절 저명한 인물이었던 샌디왕(King Sandy)의 초상은 특정 풍경을 포착하고 규정하는 데 있어 각자의 실증적 목소리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잘 나타낸다.

 

다니엘 보이드의 회화는 (플라톤의) 동굴의 내부와 외부 사이에 위치한 경계로 기능하며 어느 한 대상에 대한 이해를 구성하는 복잡한 관계망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다. 이는 각 회화의 상당부분을 뒤덮은 점, 즉 풀(glue)로 찍은 하얗고 투명한 점들로 인해 가능해진다. 이때 각 점은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를 재현하는데, 작가는 이처럼 수많은 렌즈를 장착함으로써 이 세상을 단일의 역사 구조가 아닌 다수의 서사로써 읽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흑과 백, 어둠과 빛 간의 양극을 적극적으로 연결하여 합치시킴으로써 회화를 독해하고 과거와 현재 사이의 시점을 재조율하게 된다. 

 

이렇듯 다니엘 보이드의 작업은 복수의 관점 및 시점을 배양하며 단일한 혹은 즉각적인 의미의 전달을 보류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 어둠 내지는 미지의 영역을 각자의 지식, 배경, 상상력으로 채워 밝히며 새로운 의미의 가능성을 타개해야 한다고 작품을 통해 피력하고 있다. 

 

작가소개

 

다니엘 보이드(b. 1982, 호주 케언즈 출생)는 시드니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2005년 이래 전시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주요 참여 전시 이력으로는 2015년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가 기획한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 2017년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와 아사드 라자(Asad Raza)가 부뤼셀의 보고시안 파운데이션에서 기획한 《몬디알리토(Mondialito)》, 2014년 모스코 국제비엔날레 《꿈을 꿀 때(A Time for Dreams)》, 2012년도 제7회 브리즈번 아시아-태평양 근현대미술 트리엔날레를 비롯하여 2010년 시드니 MCA에서 열린 《여기서 우리는 그들을 해적이라 부른다(We Call Them Pirates Out Here)》, 2008년 브리즈번 현대미술관(Queensland Art Gallery  Gallery of ModernArt)에서 열린 《현대 호주: 낙관주의(Contemporary Australia: Optimism)》, 그리고 2007년 캔버라의 호주 내셔널 갤러리에서 열린 《문화 전사: 원주민 미술 트리엔날레(Culture Warriors: National Indigenous ArtTriennial)》 등이 있다. 다니엘 보이드는 2014년 불가리 미술상을 수상하였으며, 그의 작품은 캔버라의 호주 내셔널 갤러리, 호바트의 타즈마니아 박물관, 멜버른의 내셔널 빅토리아 갤러리, 시드니의 뉴 사우스 웨일스 아트 갤러리 등 호주 대부분의 주요 기관 뿐 아니라 런던 자연사 박물관과 파리의 카디스트 콜렉션 등 세계적인 유수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사진 |  안천호

이미지 제공 | 국제갤러리